2009년 12월 28일
2009년을 보내며.

해가 가기전에 블로그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블로그를 돌보지 않았는데, 사실 무슨 포스팅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사정이 제일 컸다. yes24에서 쇼핑을 하며 평소에 보고 싶었던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를 잔뜩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이창", "39계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다이얼 M을 돌려라", "현기증" 등등. 아이씨디에서 나오는 디비디는 질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히치콕의 영화를 소장하고 있다는 기분은 각별한 거다. 그런데 디비디는 포장도 뜯지 않은채 바로 책장으로 가버렸고... 나는 어쩐지 의욕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날씨가 추워지니 사진을 찍으러가기도 요원하다. 새 렌즈를 샀는데도 왠지 신나지 않아... 나는 테스트 겸 눈이 쌓인 놀이터를 몇 장 찍어보고는 카메라를 상자에 집어넣어버렸다.
이제는 술도 마시기 귀찮다. 얼마전에 10월 말쯤 담갔던 배주를 거르긴 했다. 향도 맛도 썩 멋지게 우러나왔다. 사실 이 술은 연말에 같이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담근 거였다. 하지만 사람은 떠났고, 어쨋거나 술은 맛있게도 익었다. 그릇가게에서 술을 옮겨담을 병을 고르며, 나는 어쩐지 인생이란 재미없는 농담같다는 생각을 했다.
새 해가 오기전에 무언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의욕이 생겨야 분주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바삐 놀려야 의욕도 생기는 법이다. 오늘은 새로 IBT스터디를 시작했다. 기실 보름 전부터 사람을 모았는데, 대학원에서는 도저히 지원자가 없어서 싸이월드에 있는 학부 클럽에 모집글을 올려서 겨우 세명을 채웠다. 이제 06학번인 공대생 남자애 하나와 갓 스무살이라는 09학번 법대생이다. 2월에는 시험을 보고 올 해가 가기전에 외국에 나갈거라는 자신만만한 남자애와 3학년이 되기 전까지 사법고시를 보고, 그 이후에는 유학을 생각해보겠다는 야심만만한 여자애를 보고 있자니, 나는 어쩐지 힘이 솟는 느낌이다. 젊은이랑 같이 있으면 젊어진다는게 이런 느낌인건가-_-
내일은 집 근처 일본어 학원에 등록하려 간다. 올 해 내내 일본어를 공부한다고 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나도 이제 일본 애니나 드라마에 취미를 붙여봐야겠다. 애니야 예전에 "강철의 연금술사"나 "R.O.D"같은걸 재미있게 봤었다. "아즈망가 대왕"은 무척 즐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드라마의 경우 과장된 연기 스타일을 싫어하는 탓에 취미를 못붙였었는데... 뭐 취향이란 종종 변하는 법이니까.
하여튼 블로그도 이제 종종 돌봐줘야지. 무엇인가 쓰고 싶을 때가 있는데 하얀 바탕 위에 점멸하는 커서를 보고 있자면 갑자기 모든게 심상하게만 느껴졌었다. 오랫동안 쓴다는 것의 즐거움을 잊고 지낸것 같다. 조금씩 조금씩 되살리고 싶다.
# by | 2009/12/28 20:33 | 픽션(들) | 트랙백 | 덧글(0)











